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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20.03.16 탑다운 니트 초기작들
뜨개질/옷2020. 3. 16. 16:21

도안 : 바늘이야기 패션아란 브이넥 무료 탑다운
실 : 필 누아지 (라이트 베이지) 6볼 / 페트라 (베이지) 1볼 반
바늘 : 대바늘 6mm, 5mm

처음 시작은 벌룬 탑다운이었으나...
무려 두 번을 완성했다가 도로 풀고 세번째에는 아예 다른 도안으로 진행해서 겨우 완성한 니트이다.

벌룬 탑다운 도안이 굵은 바늘로 성기게 떠서 가볍게 입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, 나는 속이 비치는게 내키지 않아서 내 맘대로 바늘호수를 줄이고 소매도 내맘대로 폭을 줄였더니 완성작이 정말이지 볼품이 없었다.

도저히 이걸 입을 마음이 들지 않고, 비싼 실 값이 너무 아까워서 다시 다 풀어내고 이번에는 도안대로 숭덩숭덩 떴는데, 약간 수축 시켜 볼 거라고 울세탁후 건조기에 돌렸더니 완전히 쪼그라 들어서 아동복으로 변신해서 또 입을 수 없는 옷이 됨 ㅜㅜ

와... 진짜 실을 풀어내는 게 아니라 실을 뜯어내다시피 풀어내고 나니, 처음에는 폭신폭신하고 통통하던 필 누아지 실이 이제는 꼬불꼬불하게 가늘어져 버려서 전혀 다른 실이 되어버려서 속이 몹시 쓰라린 가운데, 때마침 무료로 풀린 브이넥 도안이 있길래 그쪽으로 도안을 변경하고 다시 뜨기 시작.

두 번이나 실을 풀어내면서 실을 많이 잘라먹어서 길이가 모자라길래 몸통 아랫부분은 적당히 다른 실을 구매해서 이어서 떴다.

자세히 보면 코가 바뀌어 있거나 한 땀 빠뜨려서 구멍이 보이기도 하고, 실이 구불거려서 전체적으로 편물이 가지런하지 못하지만 처음 시도한 니트를 성공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밖에서 코트를 벗을 일이 없을 때 가끔 안에 입고 나갔다.

도안 : 바늘이야기 크롭 탑다운 스웨터
실 : 필 가드닝 (프랑부아즈) 8볼
바늘 : 대바늘 7mm, 5.5mm

지난 설 연휴 때 동생에게 의뢰를 받아 만든 기본니트이다(동생이 실을 사고 뜨는 건 내가 함).

실이 부스스~하기 때문에 다루기가 좀 어려웠다.
특히나 아무리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해도 늘 몇 번은 다시 풀게 되는데, 부스스하게 서로 엉키는 실이라 풀면서 정말 성격이 나빠질 뻔 했다.
대신 그 특성 때문에 완성하고 나면 고르지 못한 땀이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 장점도 있다.

이번 니트는 내 것이 아니라 남에게 줄 것을 뜬다는 것은 상당한 압박감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.
한 코만 틀려도 왜 그렇게 눈에 잘 띄는지;;;

동생이 만족스럽다고 하긴 하는데 실 값이 너무 비싸서 부담스럽다고 했다.
당연하겠지만 울, 알파카, 캐시미어 이런 소재의 함량이 높을 수록이 실이 비싸다.
이번 실은 그래도 아크릴이 많이 들어서 (아크릴 53%, 나나울 37%, 알파카 10%) 한 볼 당 1만원이었는데, 비싼 재료 함유량이 높아지면 한 볼에 만 몇천원에서 3만원이 넘기도 하니...

대용량으로 콘에 감아서 파는 콘사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.

도안 : 바늘이야기 선데이 가디건
실 : 쿠스코 (와트) 8볼
바늘 : 대바늘 7mm, 6mm

이번 가디건은 '길이가 길면 무게 때문에 편물이 아래로 늘어진다' 라는 당연하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일깨워줬다.
주머니가 저 아래까지 저렇게 내려갈 줄은 몰랐지;

부스스한 실을 2번 째로 썼는데, 앞으론 왠만하면 이런 재질의 실은 사용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.
실 자체를 다루기도 어렵지만 엄청 털이 빠지고 날린다. 한참 정신없이 뜨다가 입고 있는 옷을 내려다 보니까 무슨 고양이 키우는 사람인줄 알았음.
나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뜨개질을 했을 정도다.
그리고 보풀이 무한생성되서 참 관리가 곤란하다.

또다른 깨달음은 니트는 날씬한 사람이 입어야 예쁘다는 것이다. ㅜㅜ
심지어 날씬하면 실이 적게 드니까 옷 완성도 빠르다!!

암튼 입어서 어울리든 아니든 간에, 중간에 껴입으면 많이 따뜻해서 요즘처럼 패딩입고 다니기는 좀 그렇지만 여전히 추운 시기에 겉옷 안에 받쳐서 입고 다니는 중이다.

지금도 또 뭘 뜨고 있는데, 한 번 완성했다가 너무 품이 커서 도로 다 풀고 다시 하느라 늘 시간이 3배는 걸리는 것 같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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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대오대오